[인터뷰] '학부모'에서 '정치인'으로, 왕정순 관악구의장을 만나다

기자명: 장윤실   날짜: 2019-08-30 (금) 21:36 2개월전 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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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왕정순 관악구의장과 인터뷰 하는 모습/관악구의회 제공)

(보건의료연합신문= 장윤실 기자) 지난 28일, 왕정순 관악구의회의장은 자신의 정치사를 돌아보며 열띤 이야기를 펼쳤다. "지역을 담당하는 생활 정치인으로, 구석구석 다방면을 살피는 의원이 되고 싶다"는 왕 의장의 정치 열정은 뜨거웠다.

왕 의장은 평범한 학부모로 두 아이를 양육하다가, 교육 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정치에 입문한 정치인이다. 소시민으로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인생을 살아왔던 왕 의장은 어떤 정치 철학으로 의회를 이끌고 있을까. 왕정순 의장에게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청년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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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왕정순 관악구의장과 인터뷰 하는 모습/관악구의회 제공)

Q. 지역 정치에 입문하시게 된 계기는.
학부모로 살다가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자녀가 중학교로 진학할 때, 초등학교와 달리 열악하고 낙후된 환경을 보게 됐습니다. 당시 자녀가 다니던 학교는 남여공학으로 바뀐지 얼마 되지 않아 급식, 시설 등 문제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학부모회에 참여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의 가장 큰 문제는 시설 낙후로 천장에서 빗물이 새는 것이었습니다. 교육청은 시설수리연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리 시 특혜의혹을 받을 수 있다며 보수를 거절했습니다.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선 정치인들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직접 구청장, 국회의원을 찾아갔습니다. 학교에 빗물이 새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서 국회의원을 찾아갔고, 바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교복 공동구매를 적극적으로 주도한 적이 있었는데, 교복 업체에서 "학부모가 적극적으로 공동구매를 주도해주는 모습이 감사하다"며 자진해서 학교에 장학금을 기부한 일도 있었습니다.

이런 제 활동을 지켜본 남편은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싶다면 출마해보라고 권유했습니다. 고민을 하다 첫째 아이에게 물어보니, 첫째는 "엄마는 지금 한입으로 두말하고 있다"고 말해줬습니다. 평소 저는 자녀들에게 "진실하게 살아라. 결과 상관없이 도전해봐라"고 말해왔습니다. 이걸 두고 딸은 저에게 "우리한텐 결과 상관없이 도전해보라 하고 지금 엄마는 결과가 두려워 도전하지 않는것 아니냐"고 짚어준 거죠. 그때 출마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한정적인 기간에 준비한 첫 출마는 낙선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다음 출마 땐 교육 문제에 대한 것을 호소하고 다녔습니다. 학교 교육현장을 알고 있었던 것이 도움이 많이 됐어요. 이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정치 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교육 현장을 개선하기 위해 출마했지만, 이젠 지역을 담당하는 생활 정치인으로, 구석구석 다방면을 살피는 의원이 되려고 합니다.

Q. 향후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으신지.
관악구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많습니다. 더 넓은 지역에서 목소리를 크게 내기 위해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의회학과(박사과정) 2기에 들어가 장학금을 받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여성에게는 '유리천장'이 적용될 때가 많습니다.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여성 비율이 낮고, 정치계에서도 여성은 28%만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성국회의원은 17%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여성들이 정치에 관심이 적을 뿐, 정치할만한 여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성에 대한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페미니스트가 아니더라도 여성의 보이지 않는 불이익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젠더 관점에서 공부해 문제점을 개선하는 의원이 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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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왕정순 관악구의장과 인터뷰 하는 모습/관악구의회 제공)

Q. 청년들이 유권자의 30%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투표율이 낮은데, 청년의 투표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정치에 대한 관심을 유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에서는 체육 시간에 '함께 하는 운동'을 통해 협력을 배웁니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는 유치원 때부터 정치과목을 공부하고,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정치 참여가 가능합니다. 또한 덴마크는 10대들이 모여 모의 정치토론을 진행하는데, 좋은 의견이 많이 나와 정치인들이 참고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없는 환경이 어릴 때부터 조성돼 있습니다. 오로지 대학진학을 위해 정치와 분리된 10대를 살아가다가, 대학교에 들어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20대가 된 청년들은 실업 등의 문제로 여전히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없습니다. 이런 환경 또한 개선돼야 합니다.

개선하기 위해 먼저는 청년정치캠프 연령대를 낮춰 청소년 때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끔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로 투표가능 연령대를 낮춰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지만, 외국에서 먼저 시행했던 사례들을 보면 역기능만 있지 않습니다.

Q. 청년 정책 중 청년 생활 지원금 제도에 대해 말이 많다. 기틀을 마련해줘 청년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찬성 의견도 있지만, 자립심을 저하시킨다는 반대의견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청년 제도는 찬성하지만 어느 정도 과도기인 부분이 있고, 잘못하면 청년들이 타성에 젖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년 제도는 경기도가 잘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경기도의 '청년 통장제도'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의미 없이 자금을 지원하는 것보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 돈을 저축하면 돈을 배로 주는 제도가 확산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축으로 나라의 기틀도 잡히고, 묵돈을 마련하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힘이 되는 제도가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청년들을 위한 네트워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청년 실업 문제가 많이 대두되는데, 만나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일을 하고자 하는 의욕이 생기지 않을까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현대 사회는 소통이 부족해 모두가 고독하다고 생각합니다. '혼밥'이라는 단어가 뜨고 있고, '고독사'가 잊을만 하면 터지고 있습니다. 최근 덴마크에 다녀왔는데, 덴마크는 작년 행복 지수 1위를 기록한 나라입니다. 어떻게 행복 지수 1위를 할 수 있는지 궁금해 덴마크 의원에게 왜 행복한지 물어보니, 1초도 망설임없이 "서로가 서로를 신뢰한다"고 답했어요. 이웃간 소통이 적어지며 불안과 고독이 자리잡은 대한민국 사회에 '서로간의 믿음'과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