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압둘 와합 “한반도의 평화 바람, 시리아까지 이어지길”

기자명: 김은지   날짜: 2018-06-28 (목) 22:37 4개월전 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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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연합신문= 김은지 기자) 625일 월요일, 상수역 비에니 까페에서 시리아 난민을 위한 구호단체인 헬프시리아의 압둘 와합 사무국장을 만났다. 햇볕이 내리쬐는 날씨에, 앞서 두 번의 모임을 끝내고 달려온 그는 땀이 마를 새도 없이 이어진 사진 촬영과 인터뷰에도 따뜻한 미소로 응했다.

 

시리아 다마스쿠스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압둘 와합 사무국장은 2009년 시리아 첫 유학생으로 한국에 온 이후 2011년 동국대 석사과정을 밟던 중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자, 헬프시리아를 통해 자국민인 시리아 난민과 실향민, 시리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길을 택했다.

 

시리아 내전은 20114월부터 지금까지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진행 중이다. 40년 넘게 세습 독재정치를 이어온 알아사드 정부를 타파하기 위해 시리아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자, 알아사드가 정부군을 통해 유혈 진압해 발생하게 됐다. 러시아, 미국 등의 강대국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주변국이 개입해 국제 전쟁과 종교 전쟁의 복합적인 양상이다. 내전 중 혼란을 더한 IS2017년 반군 세력에 의해 축출됐지만, 쿠르드족과 터키의 갈등, 이란 견제를 목적으로한 이스라엘의 상습적인 공습 등으로 내전의 양상은 여전히 복잡하고, 오히려 악화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압둘 와합 사무국장은 20136월 가까운 동료, 지인들과 헬프시리아를 만들어 시리아에 남아있는 사람들을 위해 터키에 가서 구호 물자를 보내고, 시리아인들이 국제사회에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지하고, 한국에 있는 시리아 난민들을 도우며 한국 사람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SNS와 언론 매체를 통해 시리아를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는 압둘 와합 사무국장과 시리아 내전에 얽힌 국제 관계, 시리아 국민이 바라는 것 등에 대해 일문일답으로 나눴다.

 

현재 시리아 내전 상황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최근에 난민캠프에서 있는 분들과 연락을 하고, 터키에 있는 지인들과도 연락을 했는데 요즘 구호 물자가 잘 안 와서 요즘 힘들다고 합니다. 난민캠프에 머무는 데 한계를 느끼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난민 캠프로부터 탈출해서 밖에 나가 농사나 다른 일 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아무리 위험해도 농사하든 일하든 먹고 살아야 하니깐 하고, 폭격 때문에 죽으면 어쩔 수 없지, 운명이지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꽤 많아요. 너무 안타깝습니다.

 

유엔 쪽에 난민기구 지원이 부족한 상황인가요?

난민기구도 똑같이 지원하고 있어요. 하지만 거의 모든 지원을 시리아 정부를 통해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시리아 정부가 지지하는 사람들한테 또는 군인들에게 지원을 줍니다. 물론 UN이 직접 군인들에게 주지 않지만 시리아 정부에게 전달해주고, 시리아 정부가 알아서 주는 상태라서 일부는 군인들이나 군인들 가족 또는 지지자들에게 나눠줍니다.

 

시리아 내전에 대해 시민들이 원하는 실질적인 해결법은 무엇인가요?

강대국들이 시리아를 떠나는 걸 모두가 원합니다. 국제사회의 개입으로 시리아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개입하지 않았다면 시리아 상황은 1, 2년 넘지 않고 바로 해결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현재는 국제사회가 개입해서 양쪽의 세력이 무너지지 않게끔 유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리아가 조용해 지면 강대국 스폰서가 들어와서 여기저기 전쟁해라 하니 계속 연장되고 있어요. 시리아가 생각하는 해결책은 모든 강대국이 시리아를 떠나서 시리아인들이 직접 해결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것입니다. 헬프시리아의 입장도 시리아 국민과 같습니다. 우리가 자체 분석한 의견이 아니라 시리아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방식을 우리도 따라갑니다.

 

시리아 국민들은 국제사법재판소를 통해 시리아 정부를 심판하길 바라나요?

그렇습니다. 시리아 정부뿐만 아니라 시리아 문제에서 일어났던 모든 문제들이 합법적으로 처벌 받아야 합니다. 시리아 정부 독재자뿐만 아니라 전쟁을 조장한 단체나 개인 모두 국제 사회의 국제법으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란군 중에서도 개인 이득을 위해서 싸우는 반란군들도 있기에 국제 재판소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사법재판소로 보내는데 어떤 방식이 있나요? 어려움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방식이 있지만 사실 그거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유엔하고 국제사회하고 원칙적으로 시리아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 않습니다. 많은 활동가와 인권단체들이 명백한 증거를 가지고 국제 재판소에 가서 100% 시리아 정부가 잘못된 증거를 제출했지만, 유엔과 국제사회가 그 증거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시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알고 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사실 다른 나라 사건이었으면 국제사회가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이라크 같은 케이스는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점령하려 했을 때 거짓증거를 만들어서 이라크가 화학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거짓서류 만들어서 점령해 공격하고 국제 연합군 만들어서 이라크 개입하고 무너지고 사담 후세인도 잡고 했습니다. 근데 시리아는 이미 화학무기를 만들었고 사용하고 있고 시민들이 죽고 있는데 국제사회가 안 옵니다. 일관성이 없습니다. 좀 극단적으로 생각을 하자면 국제사회가 큰 범죄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사드 독재자한테 권력을 위임해주고 있고, ‘우리(국제사회)한테는 얼마든 원하는 이득을 주고 있으니(우리는 얻고 싶은 걸 얻고 있으니) 그럼 너는 마음대로 해도 된다, 어떤 무기를 사용하든 어떤 방식을 하든 우리가 그냥 모르는 척하지합니다. ‘우리한테 지원해 주는 게 끝나면 그때 우리가 국제법도 사용하고 유엔도 사용하고 없애줄 거야합니다.

 

미국이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2003년에 시리아 정부가 처음 화학무기 사용했을 때 엄청 화가 나서 오바마가 데드라인을 만들어서 계속 발표했고, 시리아 정부는 계속 사용했습니다. 결국 오바마가 만든 데드라인을 넘기니 미국 정부가 화가 나서 개입하겠다고 군인들을 보내 시리아의 지중해를 봉쇄했더니 시리아 정부가 많이 무서워해서 미국에 많은 부분을 양보했습니다. 미국은 시리아가 동쪽에서 활동하면 우리가 동의해주는 건 아니지만 반대하지 않겠다. 폭격하지 않겠다, 이스라엘 협박하지 않겠다등등 시리아가 다 양보하면 미국이 개입하지 않겠다고 얘기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도 비슷합니다. 필요할 때는 시리아 정부를 협박하고, 시리아 정부가 트럼프의 요구를 들어줍니다. 그럼 트럼프가 모른 척을 해줍니다. 하지만 원하는 걸 주지 않으면 바로 미사일도 던지고 공격하면서 말하기는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랬다며 부끄럼 없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를 처음부터 지지해왔습니다. 근데 갈수록 시리아 상황이 어려워지니 이번엔 러시아가 직접 개입해서 살려줄 테니 대신 우리에게 얼마를 줘야겠다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리아 정부가 러시아 정부에게 엄청 많은 사업들을 양보해줬습니다. 예를 들어 다르코스에서는 비행장이나 항공 하나 주고, 어디에는 군인캠프 주고 앞으로 시리아 재건사업을 모두 100% 러시아가 하고, 시리아 석유를 25년 동안 러시아만 독점 하도록 했습니다. 러시아가 시리아의 모든 자원들을 가지게 되고 대신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시리아 정부가 조금만 주고 후원받는 식으로 했는데 이제는 러시아가 직접 개입해야겠다 그런 방식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나 미국의 입장에서 전쟁이 없어지면 어떻게 장사하겠어요, 장사할 거리가 없어지니 일부러 연장하려는 것입니다. 물론 러시아와 미국뿐만 아니라 터키, 아라비아, 카타르 다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이 큰 것을 얻으면 브로커들처럼 나눠 받고 이런 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래서 끝나지 않은 전쟁이 되는 것입니다.

 

시리아 국민들은 시리아에서 모든 강대국이 떠나길 바란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시리아에 자결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시리아 국민들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시리아 사람들이 완전히 무식해서 이용만 당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다 알고 있는데 힘이 없어서 상황을 막지 못하는 겁니다. 시리아 안에 있는 사람 중에는 매일 활동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알레포에서는 평화로운 모습으로 장미꽃 물병 하나 들고 시위 나간 사람들도 꽤 많습니다. 국제사회에 평화롭게 해결하자고 제안하고, 시민들도 서명운동이나 연대 활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인권, 평화, 민주주의 등을 계속 공부하고 준비하면서 국제적인 방식으로 해결하자는 시리아 사람들이 많습니다. 근데 이미 하고 있는데 그 노력이 안 보입니다. 너무 작아서 안 보이는 것도 있지만 언론에서도 안 보이게 막는 것도 있습니다. 로컬뉴스에서는 나왔지만, 국제 뉴스에서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시민들 같았으면 시리아를 잘 모르지만 인권단체나 평화단체가 있어서 시리아 국민은 싸우고 싶지 않고 해결하려는 단체가 있다는 걸 알면 그 단체를 도와주고 지지하려 할겁니다. 근데 그런 사실을 잘 몰라서 극단적인 무슬림들끼리만 싸우고 있다 생각하게 되니 국제사회, 한국사회가 시리아 문제 관련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고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신 차리고 싸우지 말고 멈춰라, 앉아서 해결하자 하는 소리가 없으니깐 사람들의 관심이 더 없어집니다.

 

한반도 남북통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남북한의 분단 원인 중에 남북 주체들 간에 이념이 달라서 갈라진 측면이 큰데, 비슷하게 시리아도 국민들의 의견이 달라서 내전이 일어났다고 들었습니다.

남북통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끝까지 지지합니다. 무조건 통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역사와 문화가 있으니 같은 민족이 평화롭게 살 수 있게끔 돼야 합니다. 평화롭게 평등하게 따뜻한 마음으로 통일해야 합니다. 남쪽만 혹은 북쪽만 이득을 위해서 통일을 하자고 하면 오류가 생깁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순수한 마음으로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통일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통일 과정에서 나오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저는 시리아 사람이고 시리아 떠나기 전에는 시리아에만 있었어요. 지금의 시리아는 형식적으로 나누진 않았지만, 현실상으로는 이미 나뉜 상태입니다. 이 동네에서 다른 동네에 가면 어려움이 있습니다. 지금은 쿠르드 민족이 활동하고 있어서 독립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두려운 건 혹시라도 시리아 문제가 해결된 후에 고향에 돌아갔는데 다른 나라가 돼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요. 아무리 어려워도, 문제가 있어도 같은 시리아 국민으로 살고 싶습니다. 안에 있는 문제, 즉 민족, 종교, 정치가 달라도 같이 모자이크처럼 옆에 붙어서 아름다운 시리아 안에서 살고 싶습니다. 그 마음, 그 생각 때문에 한반도 통일에 강하게 지지합니다. 남북도 아무리 평화롭게 살고 있다 하더라도 통일되지 않으면 마음으로는 평화롭게 살지 못할 겁니다. 시리아가 서로 갈라져 다른 나라가 되면 아무리 편하게 살아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래서 통일을 지지합니다. 결과적인 거지만 통일이 되면 경제, 교육, 기술, 정치, 군사적으로 이득도 있습니다. 근데 핵심은 사람입니다. 사람들, 일반 시민들을 생각해서 통일을 지지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열린 마음으로 시리아 문제를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한반도 인권과 시리아 인권, 한반도 평화와 시리아 평화가 다르지 않아요. 비슷합니다. 평화, 인권, 민주주의 어딜 가든 똑같은 의미입니다. 남북통일이 되면 그 평화가 시리아까지 이어질 수 있게끔 지지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한반도에서만 평화가 이루어지면 너무 부족하지요. 시리아까지 그 영향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날까지 시리아 문제로 어쩔 수 없이,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집을 떠났던 무구한 시리아 시민들을 생각해주고 한국에 왔던 시리아 분들을 따뜻하게 맞이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시리아 사람들을 볼 때 문제자, 범죄자, 테러리스트, 이상한 무슬림, 이상한 외국인으로 보지 말고 어려움이 있는 이웃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평화롭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터키, 팔레스타인, 시리아 등 여러 나라를 방문할 수 있게끔 지원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시리아 가면 안 된다, 위험하다, 여행 금지 국가다라는 말이 아니라 언제든지 시리아에 갈 수 있게끔 한국 사람들이 지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한국 친구들이 저를 잘 챙겨주고 있습니다. 훗날 시리아에 방문하면 친구들이 비행기 티켓 값만 내면 시리아에서 지내는 모든 비용을 다 챙겨주고 싶고, 유프라테스 강까지 가서 대접해줄 겁니다. 꼭 하고 싶지만, 아직 한국 친구들에겐 말하지 못한 얘기입니다(시리아의 현재 상황 때문에). 그날까지 한국 사람들이랑 같이 노력하고 시리아 문제를 해결하도록 손에 손잡고 해결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한국 사람들의 마음이 많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