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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치료원리 최초 규명:보건의료연합신문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치료원리 최초 규명

2023-06-08     박한수

- 조광현 교수팀, 암세포를 죽이지 않고 성질만을 변환시켜 정상세포로 되돌릴 수 있는 새로운 항암치료 기술의 근본적인 원리 규명

- 복잡한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의 진화과정에서 축적된 분자회로의 기능적 중복성으로 인해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릴 수 있는 가역화가 가능함을 입증

 

▲연구결과 모식도: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암세포 가역화의 근본적인 제어원리를 규명하였다. 돌연변이에 의해 세포내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의 입출력 관계가 왜곡되었을 때 복잡한 네트워크에 내재된 분자회로의 중복성을 파악해 이를 토대로 가역가능 유전자 타겟을 찾아내고 조절함으로써 왜곡된 입출력 관계를 다시 정상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

 

지난 수십 년간 많은 의생명과학자들의 집중적인 암 연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사망원인 1위는 암이다. 현재의 암 치료가 한계를 갖는 본질적인 이유는 모든 치료방식이 암세포의 사멸만을 목표로 하여서 결국 암세포의 내성 획득으로 인한 암의 재발 및 정상세포 사멸로 인한 부작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암세포를 특정한 상황에서 정상세포 또는 정상과 유사한 세포로 되돌릴 수 있는 암가역화(cancer reversion) 현상에 기반한 새로운 항암 치료기술이 제시되었으나, 아직 실제적인 개발은 거의 시도되지 못하였다.

 

KAIST(총장 이광형)는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암세포를 죽이지 않고 성질만을 변환시켜 정상세포로 되돌릴 수 있는 암 가역화의 근본적인 원리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정상세포가 외부자극에 부합하는 세포반응을 일으키는 것과 달리 암세포는 외부자극을 무시한 채 통제불능의 세포분열 반응만을 일으킨다는 것에 주목하였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특정 조건에서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왜곡된 입출력 관계가 정상적인 입출력 관계로 회복(가역화)될 수 있음을 발견했으며, 분자세포실험을 통해 이와 같은 입출력 관계의 회복이 실제 암세포에서 나타난다는 것을 입증했다.

 

KAIST 주재일 박사, 박화정 박사가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와일리(Wiley)에서 출간하는 국제저널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62온라인판 논문으로 출판됐다. (논문명: Normalizing input-output relationships of cancer networks for reversion therapy)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암세포의 왜곡된 입출력 관계가 정상세포의 정상적인 입출력 관계로 회복될 수 있는 이유는 생명체의 오랜 진화과정에서 획득된 세포내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의 견실성(robustness)과 중복성(redundancy)에 기인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또한 암 가역화를 위한 조절 타겟으로 유력한 유전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 유전자들을 조절하면 실제로 암세포의 왜곡된 입출력 관계가 정상적인 입출력 관계로 회복된다는 것을 암세포 분자세포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실제 암세포가 정상세포로 가역화 될 수 있는 현상이 우연한 것이 아니며, 암세포 가역화를 유도할 수 있는 타겟을 체계적으로 탐색하고 이를 조절하는 약물을 개발함으로써 혁신 항암제의 개발이 가능함을 보여준 것이어서 그 의미가 크다.

 

조광현 교수는 "현행 항암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암 가역치료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원리를 밝히는 데 성공함으로써 암 환자의 예후와 삶의 질을 모두 증진시킬 수 있는 혁신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높이게 되었다ˮ라고 말했다.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가역치료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뒤 20201월에 대장암세포를 정상 대장세포로 되돌리는 연구결과를 발표했고, 20221월에는 가장 악성인 유방암세포를 호르몬 치료가 가능한 유방암세포로 리프로그래밍하는 연구에 성공한 바 있다. 그리고 20231월에는 전이 능력을 획득한 폐암 세포를 전이 능력이 제거되고 약물 반응성이 증진된 세포 상태로 되돌리는 가역화 연구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성과들은 서로 다른 암종에서 개별적으로 연구되어진 사례연구였기 때문에, 어떠한 공통된 원리로 암가역화가 여러 암종에서 발생가능한지는 밝히지 못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러한 암가역화의 보편적인 원리와 진화적 기원을 밝힌 최초의 연구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용어설명

 

시스템생물학 (systems biology)

복잡한 생명현상이 단일인자에 의한 것이 아니라 여러 구성인자들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에 의한 것임을 파악하고 이를 IT의 수학모델링과 컴퓨터시뮬레이션, 그리고 BT의 분자세포생물학 실험을 융합하여 접근함으로써 시스템 차원의 근본적인 메카니즘을 규명하고 생명현상을 체계적으로 제어하는 21세기 바이오분야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새로운 디지털바이오 융합연구 패러다임이다.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 (gene regulatory network)

세포가 각 조직에서 고유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조직별 세포 특이적 유전자 발현 패턴과 연관되어 있다. 2만 여개 유전자들의 상호작용으로 각 조직의 세포들은 고유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으며, 다양한 자극에 대한 세포의 특이적 반응은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를 통해 결정이 된다.

 

네트워크 견실성 (robustness)

네트워크에 돌연변이 혹은 섭동이 발생하였을 때 본래의 네트워크 동역학을 유지하는 성질이다.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는 섭동과 돌연변이의 발생에도 불구하고 생존에 필수적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견실성을 보유하고 있다.

 

네트워크 중복성 (redundancy)

동일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상호작용 또는 상호작용의 연결이 네트워크 내에 중복적으로 존재하는 특성이다. 네트워크의 중복성으로 인해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의 견실성이 나타날 수 있다.

 

네트워크 가역성 (reversibility)

돌연변이에 의해 왜곡된 네트워크의 입출력 관계가 특정한 조건에서 본래의 입출력 관계로 회복될 수 있는 성질이다.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의 가역성에 의해 암세포가 정상세포로 되돌려지는 가역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